2007년 대통령선거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외곽지원단체였던 선진국민연대가 최근 ‘권력사유화’ 논란의 과녁으로 부상했다.

이 단체는 당시 전국 200여개 시민사회단체를 지역·직능별로 묶어 결성됐는데, 등록회원수만 460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해 현 정권의 탄생에 기여했다. 조직운영의 핵심은 공동네트워크팀장을 맡았던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김대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다.

특히 이 조직은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권 외부의 인사·단체들을 망라하는 지지세력일 뿐만 아니라, 정권 인수에 참여하는 ‘인재풀’의 역할도 했다. 이 때문에 현 정권 초기부터 공기업 등의 인사를 좌우한 ‘보이지 않는 손’으로 박 국무차장의 이름이 거론됐으며, “선진국민연대 출신인사들이 논공행상을 벌인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이 대통령이 선진국민연대에서 활동했던 주요인사 2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을 때에도 사회자가 “주요 기업 감사 이상만 소개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소개하는 데 한참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내각 등의 요직에 진출한 인사들이 많았던 것이다.

내각에서는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이영희 전 노동부장관, 김성이 전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이 단체 출신이다.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신방웅 한국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등도 이 단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청와대에는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선진국민연대 대변인 출신), 이동헌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선진국민연대 사무처 차장 출신) 등이 근무하고 있다.

박 국무차장도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으로 출발했다. 그와 함께 이 단체를 이끌었던 김 전 사무처장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뒤, 현재 한나라당의 당대표 경선(14일)에도 출마한 상태다.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