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경기 안산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5일 아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안산=심만수기자

“와아―. 우리 어린이 집에 다 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5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와동 알곡 어린이집. 노란 색 버스에서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린이 집 생활이 마냥 즐거운 듯 아이들은 친구들과 끈임없이 재잘거렸다. 저출산 현상으로 어린이집 원생들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해맑고 밝은 아이들의 얼굴이 반갑다.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 선생님 먼저 드세요. 친구들아 맛있게 먹자.”

삶은 감자와 우유 간식을 앞에 놓고 식전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힘찼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님이 퇴근하는 오후 6∼7시까지 어린이집에서 생활한다.


안산시는 공단도시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을 웃도는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안산시 출산율은 1.36명으로 전국 평균인 1.19명보다 높다. 이는 최근 수년간 최고였던 2007년 1.37명 수준에 근접한 규모다. 지난 2009년 신생아 숫자는 7742명으로 2008년 7074명과 비교해 668명 증가했다. 출산율 하락으로 아이 울음소리 듣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미화 알곡 어린이집 원장은 “추이를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이 낳기를 꺼렸던 엄마들이 최근 정부의 각종 저출산 대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희망 애(愛)너지’라는 구호 아래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전국 최초로 다자녀 가정 학자금 및 교복비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를 바탕으로 셋째 이상 자녀에게는 교복비 전액을, 넷째 이상 자녀에게는 고등학교 학자금 전액을 지원한다. 다섯째 이상 자녀에게는 대학교 재학 시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전성배 안산시 가족여성과 계장은 “교복비와 학자금을 지원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교복비와 학자금 지원 대상은 각각 300여명과 200여명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첫째와 둘째를 위한 지원정책도 있다. 첫째를 보육시설에 맡길 경우 무조건 만 2세까지 매월 4만원을 지원한다. 취업 여성을 위해 첫째는 만 2세까지 보육료의 20%, 둘째는 50%를 각각 지원해 준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는 ‘무조건 지원’이다. 하루에 3시간, 월평균 10일 이상을 일하면 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정책인 셈이다. 이 같은 정책은 소요 비용의 70%를 분담하는 경기도의 재정 지원이 컸다.

‘6·2지방선거’에서 안산시장은 민주당 후보였던 김철민 시장이,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 후보였던 김문수 지사가 당선됐지만 저출산 대책에서 여당과 야당이 한 몸이 돼 밀어주고 끌어 주고 있다.

안산시는 이 밖에 ‘안산 행복 플러스 카드’를 다자녀 가정에 발급해 공공시설 이용비를 지원하고 있다. 세 자녀 이상 가정 1만4500여가구에 발급된 이 카드를 제시하면 관내 주차장, 수영장, 테니스장, 민속박물관과 주민센터 프로그램 이용에 전액 무료 및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출산율 제고의 출발점인 결혼 촉진을 위해 결혼상담센터도 열었다.

올해 4월부터 연말까지 안산시청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는 ‘소개팅 성공 전략’을 소개하는 등 초·재혼자의 결혼을 주선해 출산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의뢰인들은 시청 내 가족여성과를 통해 미팅과 소개팅을 하고 한국결혼중개업협회를 통해 무료 온라인 소개 서비스도 받는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