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본부를 둔 6·25참전소년지원병전우회(회장 박태승)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국가는 14∼17세의 2만4396명의 소년·소녀병을 현역병으로 동원했으며 소년·소녀병 생존자는 현재 1만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낙동강 전선을 지키기 위해 2개 사단을 증설, 약 20만명의 보충병력이 필요했는데 당시 소년·소녀병들이 차지한 비율은 무려 12%였다. 소년·소녀병들은 2중 징집 등으로 많게는 4∼5년씩이나 복무했다. “군 복무로 신체적, 정신적, 지적으로 온전한 발전을 할 수가 없어 곤궁한 생활을 감수해야 했다”는 게 전우회의 설명이다.

윤한수 전우회 사무총장은 “전사한 소년병은 정부 공식집계로는 2268명으로 실제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당시 소년·소녀병들은 낙동강 전투가 한창이던 1950년 8월3일부터 1·4후퇴를 전후해 전투가 가장 치열하고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5~6개월 사이에 14∼17세 중학 2·3·4학년생과 또래 아동들이 현역병으로 군번을 받고 실전에 나갔다”면서 “침략군을 물리치는데 큰 공헌을 했으며 전쟁이 끝나고도 1~2년씩을 더 복무하고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국방정책변천사’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최초 여군은 1949년 8월1일 배출된 여자배속장교 32명이다. 이후 1950년 8월 입대한 해병대 4기 126명 중 76명이 군번을 부여받고 참전해 이들이 사실상 최초의 여군 해군이자, 해병대 최초의 여군 기수로 전사에 등록되게 됐다. 현재 전우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소녀병은 문인순, 이인숙씨를 비롯해 14∼15명. 역시 17세에 입대해 간호장교(중위)로 예편한 오윤숙(77)씨와 현애순(78), 김창인(78)·이순이(77)·홍봉숙(77)·고순덕(76)·김애순(76)·강인숙(76)씨 등으로 대부분 간호병과 행정병으로 근무했다.

국방부는 반세기 넘게 소년·소녀병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다가 2008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실체를 인정하고 병적표에 ‘소년·소녀지원병’을 명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병적 정정’ 작업은 올 연말까지 마무리되며 2013년까지 ‘소년·소녀지원병 6·25 참전사’(군사편찬연구소)를 펴내 소년·소녀지원병의 참전사실이 전사에 공식 기록된다. 전우회는 ‘예우의 형평성’ 차원에서 최소한 재일학도의용군과 맞먹는 예우를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