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 발송한 데 이어, 이 서한 발송과 비슷한 시기에 북한은 안보리에 천안함 조사결과를 반박하는 별도의 브리핑 시간 할애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2면

안보리에서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한국의 브리핑을 앞두고 벌어진 이 같은 돌발 변수에 우리 정부와 유엔 관계자들은 적지 않은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보리는 14일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이 브리핑을 한 직후 북한측의 설명을 듣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의 천안함 논의가 시작되자마자 남북한 간에 치열한 외교적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북한 측은 참여연대가 안보리에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한 점을 들어 남측의 시민단체도 이번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조사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참여연대가 한국 정부의 브리핑을 앞두고 안보리에 이 같은 반박 의견을 표시한 것은 지난 11일이다. 참여연대는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문이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뿐 아니라 안보리 이사국 전부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등 일부 비이사국도 서한을 받았다고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 이에 따라 서한을 받은 국가가 훨씬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한은 팩스로 각국 유엔 대표부에 전달됐다.

참여연대는 20여쪽에 달하는 영문 문건에서 “물기둥에 대한 설명에 설득력이 없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부상 정도가 어뢰폭발에 합당한지 설명이 부족하며 절단면에 폭발 흔적으로 볼 만한 심각한 손상이 있는지 설명이 없다”는 8가지 의문을 제기하며 회람을 요청했다. 안보리는 비정부기구(NGO)의 의혹제기자료를 회람시킨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참여연대 자료를 회의에 회람시키진 않을 방침이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