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일 한·중 양자회담, 29~30일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이후 이르면 다음주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회부를 공식 제기할 방침인 가운데 중국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선택에 따라 안보리 회부뿐 아니라, 추후 대북 제재안 도출 등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상정할 수 있는 중국의 선택은 지난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한·미 양국이 추진중인 안보리 회부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중국도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국제사회 기대에 어긋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선택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일단 “자체 조사결과가 진행중”이라면서 상당기간 최종 선택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더 많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러시아처럼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조사단을 파견한다면 이는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에 조사단 파견을 요청했다.

반면 중국이 한·중 양자회담 등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조사결과를 인정한다면 향후 대북제재 결정을 위한 시나리오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의 안보리 회부에는 별다른 난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나 규탄 수위 결정에서 또다시 중국이 ‘열쇠’를 쥐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추가적인 제재 결의안 채택에 중국이 동의할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해 ‘5·25 제2차 북한 핵실험’ 이후에는 유엔 안보리의 1874호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지만, 이번에도 동의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추가적인 제재 내용을 담을 수 없고, 북한의 도발행위를 규탄하는 정도의 의장 성명에만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유엔 안보리는 1996년 북한 잠수함 동해 침투 사건 당시에도 합의도출 실패로 의장 성명만을 채택했다. 안보리 결정은 구속력의 강도와 순서에 따라 안보리 결의(resolution),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 언론발표문(press statement)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김흥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현재 중국 태도로 봐서는 회부에는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유엔 안보리에서 약한 수준의 대북 경고 정도에 동의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앞으로 미·중이 어떻게 합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