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블루스… 한국은 무지개의 땅. 그 곳에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위장결혼이라도….’

한국에서 큰 돈을 벌고 싶어하던 베트남 여성 400여명을 위장결혼 수법으로 국내로 초청했던 브로커 일당 3명이 해양경찰에 붙잡혔다. 브로커 용의자들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한국내 취업을 미끼로 1000만원 이상씩의 돈을 받은 뒤 한국내 노숙자 등과 위장 결혼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은 순찰지역인 서해안 섬과 바닷가쪽 식당에 유독 베트남 여성이 많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내사하던 과정에서 이들의 서글픈 사연을 밝혀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18일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베트남 현지에서 모집한 여성 400여명을 한국 내 노숙자나 경제생활이 곤란한 남성 등과 위장 결혼시킨 이모씨 등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베트남 현지와 대전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성이 결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위장결혼을 시켰다.

특히 위장결혼 초청 조건으로 베트남 여성에게는 1인당 1000만원에서 최고 15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위장결혼 상대방인 한국 남성들에게는 200만~300만원씩 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브로커들은 주로 충남 천안과 평택 일원의 노숙자와 경제 사정이 곤란한 남성들에게 접근했다. 베트남 여성과 위장결혼을 해준다면 적지 않은 돈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대상자를 물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브로커 용의자들이 더 많은 베트남 여성을 위장결혼 수법으로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해경 순찰지역인 도서나 바닷가 쪽 식당에 취업해 일하는 베트남 여성이 많아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자들을 검거하게 됐다”고 수사과정을 소개했다. 해경은 “한국에서 취업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수사를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군산=박팔령기자 park80@munhwa.c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