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구걸하는 게 어떤 것인지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뉴질랜드의 한 기자가 수염도 깎지 않고 어두운 색의 챙 없는 털모자를 깊숙이 눌러 쓴 채 ‘돈도 없고, 희망도 없다’고 쓴 피켓을 목에 걸고 웰링턴의 거리에 앉아 보았다. 행인들로부터 무시나 봉변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생전 처음 구걸 행각에 나섰던 그는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이 예상을 뒤엎고 따스한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웰링턴에서 발행되는 도미니언 포스트의 데이브 버제스 기자는 거지의 참담한 생활을 체험해 보기 위해 거지 차림을 하고 웰링턴 거리에 4시간 동안 앉아 있었더니 빵 등 먹을 것은 물론이고 자기 앞에 던져진 동전도 126달러20센트(약 10만원)나 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시급으로 계산했을 때 뉴질랜드 최저 임금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日 인간형 로봇, 실제 결혼식 진행

●…일본의 한 로봇 제작업체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이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실제 결혼식의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일본 고코로사가 개발한 ‘아이-페어리(I-Fairy)’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이날 도쿄 히비야 공원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시바토 도모히로(42)씨와 이노우에 사토코(여·36)씨의 결혼식을 진행했다. 화환을 머리에 쓰고 자리에 앉아 행사를 진행한 아이-페어리는 신랑과 신부가 하객 앞에서 입을 맞추자 팔을 흔들며 마치 깡통이 찌그러지는 듯한 목소리로 “신부의 베일을 걷어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부 이노우에씨는 “일본인에게는 로봇이 우리의 친구라는 강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며 “아주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