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전 이희원 안보특별보좌관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총체적인 국가안보시스템 개편 작업이 13일 본격 시작됐다. 북한의 핵·비대칭 위협에 대한 냉철한 평가, 이에 대비하는 군 전력재편과 국방예산 증대, 방위정책 기조변경 및 국방개혁2020 재조정, 한미동맹 강화 차원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유예까지 아우른다. 중대 외교안보현안이 모두 테이블 의제로 올려진 상황에서 2개월 정도 후에는 현 정부 후반기를 관통할 새로운 외교안보 로드맵이 선보일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이날 오전 국가안보태세점검회의가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의 닻을 올렸다. 천안함 침몰사고를 계기로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회의 구성을 밝힌 지 열흘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의 백년대계를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훗날 역사는 천안함 사태를 통해 우리 국군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상우 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든 의제에 대해 자유토론을 갖고 어젠다를 정했으며, 안보상 취약점을 큰 틀에서 점검하는 만큼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회의 관계자는 “체제개편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국방선진화위원회에서 넘겨받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북한 위협 평가 ▲우리나라 정보능력 평가 ▲한미동맹 및 주변국 관계 평가 ▲국방개혁 2020 추진 현황 ▲국가안보의식 평가 등 5대의제를 놓고 위원들의 발제와 난상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무엇보다 북한의 핵개발 추진상황을 포함해 잠수정과 게릴라식 특수부대 침투 가능성에 대한 분석과 이같은 비대칭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모색됐다. 북한의 기습도발시 곧바로 응징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첨단 무기 등 정밀타격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의지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게 관건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방어에서 억지로 방위기조를 바꾸면서 해군 구축함과 정찰기 등의 무기도입을 위해서는 국방예산 대폭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예산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76% 수준인데 전쟁위협상황이 아닌 나라들도 4~5%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5년동안 3.5%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안보회의는 또 2012년 4월 예정된 한·미간 전작권 전환과 관련, 유예가 불가피한 여러 지점들을 심도있게 검토했다.

특히 전작권을 한국군 단독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군 지휘체계를 대폭 바꿔야 하고, 자주국방 비용이 막대한 만큼 현실적으로 이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모자란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연합사를 해체할 경우 이를 대체할 합동군 사령부를 만드는 것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