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마련된 ‘천안함 46인의 용사’ 합동 분향소에는 사흘째인 27일에도 희생 장병의 넋을 위로하려는 시민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검은 옷을 입고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시민들은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차례를 기다려 영정 앞에 헌화, 분향하고 순직 장병을 애도했다. 또 해외 공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조문 행렬이 계속됐다.

해외 공관들은 대사관 등에 분향소를 마련, 재외 한인들이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 대사관은 26일 9시부터 대사관 1층 로비에 분향소를 설치했고 뉴욕, 애틀랜타 등지의 총영사관에도 분향소가 설치돼 조문객들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27일 오후 2시부터 도쿄(東京)의 대사관 1층 로비에 분향소를 차려 놓고 사람들의 조문을 받고 있고 홈페이지엔 천안함 관련 사이버 분향소를 링크시켜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베이징(北京) 대사관과 상하이(上海) 총영사관에 26일부터 분향소가 마련돼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 영웅들을 추모하려 찾아오고 있다. 영국 등 유럽지역 대사관들도 대사관 내에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26일부터 분향소를 설치, 추부길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조문을 마쳤고 교민들의 조문도 받고 있다. 그외 프랑스 주재 대사관과 독일 주재 대사관도 27일부터 분향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나 베트남 하노이의 한국 대사관들도 분향소를 설치해 사람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이들 분향소는 국가애도의 날인 29일까지 계속 운영된다.

공관 외에도 재외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해군동지회와 남가주 해사동문회, LA한인회 등 한인단체가 LA한인회관에 마련한 분향소에도 교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조문을 통해 모인 조의금은 희생자 유족을 돕기 위해 평택2함대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물결은 각급 학교로도 확산 중이다. 순직 장병들의 모교마다 분향소를 직접 차려 추모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각급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까지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는 단체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동부중학교 학생 500여명과 만촌초교 5·6학년 학생 280명은 27일 오후 인근 육군 제2작전사령부내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천안함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추모했다. 학생들은 추모 후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지냈으면 좋겠어요. 나라사랑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됐어요” 등의 추모의 글을 남겼다.

또 소선여중 학생 450명도 28일 이곳을 찾아 단체추모할 예정이다. 군은 학생들의 조문에 불편이 없도록 부대 차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대구 북구 도남초교 학생 800여명은 26일 오후 인근 육군 50사단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으며 북구 학남중학교 학생 30여명도 이곳에서 단체 조문했다. 경북 포항시 오천중·고교 학생들도 27일 오전 포항 해병대 1사단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단체헌화했다.

대구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진해 = 박영수기자, 박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