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함(정)이 우리 해역에 들어와 작전을 전개할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교신을 하지 않는 것은 불문율입니다. 통신감청에 의한 도발 징후 SI(Special Intelligence·첩보)가 포착되지 않았다고 천안함 침몰이 북한 관련성이 낮다고 미리 예단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대북 통신감청(5679)부대장을 지낸 한철용 예비역소장은 12일 “북한 잠수함은 1996년 9월 강릉해안에 좌초돼 불을 지르는 상황이었고, 2년 뒤인 1998년 속초해상에서 꽁치그물에 걸린 북 잠수정은 2명이 익사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는데도 북쪽과 절대로 교신을 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잠수함(정)작전은 북한 해군이 아니라 간첩을 파견·운영하는 정찰총국이 주관하는 특수공작작전으로, 복귀 후 구두보고 때까지 교신은 금지되는 등 철저히 비밀을 엄수토록 하고있다”고 말했다.

한 예비역소장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단서는 없지만 제2연평해전 직후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팡양방어사령부 소속 북한 최신예전투기 미그29가 남하해 3월27일 0시5분 자정무렵에 전방지역에 전개된 것은 북한이 천안함 침몰과 무관하지 않다는 유력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그29기는 절대 1대만 전개되지 않으며 2대이상 편대비행을 하는 것이 원칙”이면서 “남북장성급대표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남강경파 김영철이 최근 정찰총국장에 기용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전부터 “북한이 서해안에서 해안포와 미사일 혹은 잠수함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온 그는 “규모가 작은 소형 상어급 잠수함(정)은 북한이 서해에 많이 배치해놓고 북방한계선(NLL)을 자주 넘나들었다”고 말했다.

‘진실은 하나(팔복원 간)’란 제목의 제2연평해전 회고록을 낸 한 예비역소장은 “북한군이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 발발 이틀 전 해안포를 거명하고 ‘발포’라는 용어를 세 차례 언급했으나 당시 군 수뇌부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하는 증언을 그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언한 뒤 강제 전역된 바 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