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체의 파괴된 단면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천안함 사고에 대한 의혹과 의문을 모두 해소하겠습니다.”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사고 경위와 원인 등을 조사 중인 민군합동조사단의 민간측 공동조사단장에 위촉된 윤덕용(70·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사고 조사는 정밀하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분석과 입증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 측의 요청에 따라 공동단장에 위촉된 윤 교수는 이날 “과학자로서 국가적인 중대사에 참여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조사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객관적인 물적 증거를 분석하고 파악해 사고에 대한 의문과 의혹을 해소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특히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함체의 절단된 부분, 즉 ‘파(破)단면’에 대한 분석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단면 분석이 가장 중요한 조사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자현미경과 광학분석기 등을 동원해 미세하게 분석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공학 전문가인 윤 교수는 “파단면 모양으로 폭발 원인을 알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론적으로 철강판 상에 만들어진 변형의 방향과 모양, 형체 등으로 내·외부 폭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파편 수거 작업도 함께 진행해 파편이 어떻게 조성돼 있는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겠다”며 “파편 하나하나가 모두 미세 분석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파단면에 대한 분석 외에도 사고 당시 포착된 지진파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사도 병행하는 등 사고 원인과 경위 등을 다각적으로 조사해나가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윤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응용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웨인주립대 재료공학과 교수, KAIST 재료공학과 교수, KAIST 원장, 한국과학재단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