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논의가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에 휩쓸려 실종되고 있다. 세종시 문제를 논의할 한나라당내 6인 중진협의체는 절충안은 물론 의원총회 표결 및 처리 방법 등 절차적인 문제에서도 전혀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번주말로 40여일간의 중진협의체 활동을 끝낼 생각이지만, 친이(친이명박)계 및 친박(친박근혜)계 상당수는 “세종시 문제가 최고위원회의로 되돌아간들 해법이 보이지 않는 만큼 중진협의체에서 지방선거때까지 논의를 유보한 채 세종시를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한 최고위 당직자는 12일 “중진협의체가 전혀 진척이 안 되고 있어 이번주안에 3일 정도 합숙이라도 실시, 마지막 끝장회의를 할 예정”이라며 “그래도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번주말로 활동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수의 친이계 당직자들은 “중진협의체를 중지하고 최고위원회의로 논의를 넘겨도 해법이 없긴 마찬가지”라며 “지방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세종시 논의를 당분간 중단하고, 중진협의체를 세종시 이후에 재가동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다시 의총을 열어 수정안 당론결정 표결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상당수 친이계 의원들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 의원은 “절충안이 아니라 정부측 수정안을 놓고 표결할 경우 친박계를 위시한 중도파들이 대거 의총 표결에 불참할 것”이라며 “당론변경을 위한 의결정족수(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인 113석을 채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해 안타깝다”며 “세종시 수정안이 하루라도 빨리 처리돼야 하는 만큼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 저희의 비공개 여론조사에 의하면 충청도에서 최초로 세종시 발전안에 대한 지지가 45대 40으로 원안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겨레가 지난 10일 여론 전문 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여론조사에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49.8%로 ‘원안에 공감한다’(33.5%)는 응답에 비해 16.3%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