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무죄 선고에 대해 “아무런 근거없는 예단과 추측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법원을 비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낸 ‘한명숙 전 총리 사건 판결의 문제점’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은 전체 가운데 일부만 판단하고 나머지 상당 부분을 아예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판단한 일부조차 진술이 상반되는 공여자와 수뢰자 중 누구 말이 참말이고, 누구 말이 거짓인지에 대해 검토하지 않아 실체적 진실 발견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따라서 “이 사건 판결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핵심쟁점들은 고의적으로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며 “보고 싶은 몇 그루 나무만 보고 숲 전체를 그린 부당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대한통운 곽영욱 전 사장은 “법정에서도 임의로 자백했고 재판장이 주재하는 현장검증에서도 자연스럽게 범행을 재연했다”며 “곽 전 사장의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는 판단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곽 전 사장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는 이미 내사종결됐고, 횡령 금액도 특정돼 이미 기소됐으며, 구속집행정지로 석방된 상태였다”며 “법정에서 증언 당시 아무런 궁박상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곽 전 사장을 조사할 때 항상 변호인을 참여시켰고, 건강상태를 고려해 조사 도중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했다”며 “회유·강압수사가 의심된다는 부분은 근거없는 추측성 판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김주현 3차장 검사는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때 고려해야 할 것을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며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을 판단했다면 결론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지난 9일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곽 전 사장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