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 수색작업을 마치고 귀항하다가 침몰한 저인망 어선 금양98호(99.5t)의 실종자 가족들이 침몰 해역 방문을 마치고 8일 오후 인천 해경 전용부두로 돌아왔다. 실종자 가족 7명이 전날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 3005함을 타고 대청도 서방 30마일(55㎞) 일대 해역을 둘러본 뒤 이날 경비함 1002함을 타고 귀환한 것이다.

실종 선원 이용상(46)씨의 제수인 박금자(45)씨는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침몰 해역을 알게 됐지만 아무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며 “아주버님이 곧 뱃일을 그만두고 우리가 사는 부산으로 온다고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봉조(49)씨의 누나 정은순(61)씨도 “동생이 그렇게 먼 바다까지 나가 조업하는 줄 몰랐다”며 “사고해역에 다녀오니까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 해역을 방문하는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경비함 갑판에 나와 소주 1병씩을 바다에 뿌리고 잠시 묵념을 올렸다. 또 최근 시신으로 발견된 김종평(55)씨와 인도네시아인 누르카효(36)씨의 영혼을 달래는 의미에서 국화꽃 2송이를 바다에 던져넣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방문 동안 해경으로부터 “시신을 꼭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사고가 발생한지 1주일이 다 되도록 지지부진한 수색과 해군의 비협조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용상씨 동생 이원상씨는 “수중 탐색 장비 등이 백령도 쪽에 모두 투입돼 금양98호 쪽에는 투입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해군을 돕겠다고 나섰다가 실종된 선원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금양98호는 금양97호와 함께 지난 2일 백령도 해역에서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가했다가 조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침몰했다. 금양98호 탑승선원 9명 가운데 2명은 숨진 채 발견됐지만 7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천 = 이상원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