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 공개적으로 북한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북한 관련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경우는 처음이다.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개연성이 여기서 생긴다는 분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이번 사고에 관련돼 있다는 게 드러나면 단순 사고에 의한 침몰로 드러날 경우보다 군 책임은 줄어든다는 점도 군이 북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으로 꼽힌다.

김 장관은 29일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 “군 당국이 북한 도발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정부나 국방부는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사고 원인에 대해선 “부상자 상태 등을 봤을 때 외부에서의 충격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 즉 ‘북한의 선제공격’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기뢰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은 6·25 전쟁 당시 4000여기의 기뢰를 구(舊)소련으로부터 수입해 3000여기를 동해와 서해에 설치했다. 1959년과 1984년에 발견돼 제거했었지만 100% 수거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또 “외부 테러, 기뢰를 이용한 가능성도 열어놓고 점검하고 있다”면서 “다른 어떤 방법에 의해 기뢰가 설치되는 것은 막을 수 없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인간어뢰(북한 자폭부대)’ 공격 가능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그것도 가능성의 하나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어뢰는 초계함에 탐지기능이 있는데, 탐지장치를 운용했던 수병의 말에 의하면 그런 징후는 없었다고 한다”면서 어뢰 공격 가능성은 배제했다.

김 장관은 이어 “반잠수정도 2발의 어뢰를 싣고 있어 적정거리에서 (어뢰 발사가) 가능하기에 그런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어뢰 공격으로 판명 나면 군사적 보복도 고려할 수 있는가”라는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의 질문엔 “(사고 원인) 평가 이후의 사안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런 문제는 충분히 검토하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