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4일째인 29일 밤 백령도 해상에 떠있는 광양함에서 불을 밝힌 채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백령도 = 곽성호기자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충격 쪽으로 기울면서 ‘기뢰 폭발설’에 군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기뢰 폭발의 경우 북한군이 관련될 경우 ▲신형 반잠수정에 의한 기뢰공격설 ▲북한이 사용하던 ‘유실 기뢰’에 의한 폭발과 ▲6·25 등 한국전 때 남북한이 사용한 기뢰에 의한 폭발설 등을 다양하게 제기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에서 “엄청난 폭발의 충격으로 천안함이 흔들리면서 구조된 장병의 상당수가 요추나 경추, 무릎 통증을 일으킬 뿐 화염에 의한 화상 환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외부의 큰 충격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 신형 반잠수정 등에 의한 기뢰공격 시나리오 = 일부 군사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이 북한 관련성을 전제로 신형 반잠수정에 의한 기뢰 공격설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29일 국방위에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은 “(6·25 때 사용된) 60년된 기뢰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냐, 북한이 뭔가 도발하기 위해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많으냐”며 북한 기뢰 공격설을 언급했다.

군사 전문가들과 탈북자 등이 26일 밤 정황을 토대로 내세우는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 등에 의한 기뢰공격설 시나리오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신형 반잠수정을 은밀히 침투시켜 26일 밤 우리 초계함 천안함과 속초함의 소냐(음파탐지기) 발사에 의해 발각되자 급히 복귀하면서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음향감응식 기뢰 등을 떨어뜨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이 매복에 의해 고의로 기뢰를 투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천안함과 속초함이 26일 밤 레이더를 통해 모종의 특수 작전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복에 의해 몰래 부설했다는 기뢰공격설보다는 침투후 공격차단 목적의 기뢰공격설이 상대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장관은 “(과거 설치된 기뢰가 아닌) 외부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북한 유실 기뢰 폭발 및 어뢰공격 시나리오 = 김 장관은 6·25전쟁 때 설치된 북한군 기뢰가 강한 물살에 남쪽으로 흘러내려 와 천안함에 부딪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이 6·25전쟁 때 구소련에서 수입한 기뢰가 4000여개로 이중 3000여개를 동·서해안에 설치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한국의 해군특수전여단(UDT)에 해당하는 북한 해상저격부대의 작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위탈북자에 따르면 북한은 ‘인간어뢰’라 불리는 해상저격여단을 동·서 해안에 각각 1개여단 규모로 운영하며 이들은 어뢰 2발이 장착된 2인용 잠수 어뢰정을 보유하며 남한에 열세인 해군력을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