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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 해역에서 승조원 56명을 구조한 해경 501경비함의 고영재(54·사진) 함장은 30일 “1차 구조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함수부분에 사람이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가라앉았을 만큼 상황이 긴박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다음은 고 함장과의 일문일답.

―천안함 침몰사고 해역 출동 과정은.

“대청도 근해를 경비하다가 오후 9시34분 상황실로부터 해군 초계함이 백령도 남서쪽 해상에서 좌초하고 있으니 구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10시15분 사고 해역에 도착, 고속단정 2대를 내리고 10시30분부터 11시35분까지 5차례에 걸쳐 56명을 구조했다.”

―당시 천안함 상황은.

“3분의 2 정도가 침수돼 있어 함미를 보지 못했다. 승조원들은 구명의를 입거나 작업복, 근무복 차림으로 우현으로 기울어진 함수의 포탑, 조타실 위에 모여 있었다. 환자로 보이는 승조원도 몇 명 있었으나 물을 뒤집어 쓴 승조원은 보지 못했다.”

―구조 당시 승조원들은 어떻게 행동했나.

“침몰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환자를 먼저 고속단정에 태우는 등 침착하게 행동했다. 일부는 함께 천안함을 빠져나오지 못한 전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5차 구조 후 바다에 뛰어든 승조원은 보지 못했나.

“27일 오전 2시30분까지 사고 해역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는데 당시 바다에 뛰어든 승조원은 없었다.”

―구조 승조원들에 대한 조치는.

“해군측에 신병을 인도하기 전까지 장교는 사관실에, 나머지 장병은 식당에 보호조치했으며 타박상 정도의 가벼운 부상자들은 치료해 주었다.”

―구조는 언제까지 했나.

“27일 오전 2시30분까지 계속 수색했지만 추가적으로 구조한 사람은 없었다.”

―천안함 함장은 언제 501함을 떠났나.

“천안함에서 제일 나중에 구조된 후 40분가량 501함 사관실 등에 머물다가 0시20분쯤 해군 고속정으로 옮겨탔다. 천안함에서 구조활동 등을 하지는 않았다.”

―사고 당일 구조된 58명 중 56명을 구조한 비결은.

“사고 해역의 파도가 3m 정도로 높고 천안함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해군 함정은 다가갈 방법이 없었으나 501함의 고속단정은 고무보트라서 접근이 가능했다.”

―사고 해역에서 한미독수리 훈련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나.

“들은 바 없다.”

―구조활동을 하느라고 밤잠을 못잤을 텐데.

“구조하느라 사흘 밤낮을 자지 못해 몸이 몹시 피곤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아직 구조되지 못한 승조원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인천 = 이상원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