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정길 대통령실장, 정운찬 국무총리,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회의시작 전 차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곽성호기자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는 세종시 수정 관련 5개 법안의 국회제출이 임박한 가운데 22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관련법안의 국회제출 시기를 놓고 당정간 이견을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해법을 논의하는 한나라당내 6인중진협의체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절충안 논의를 시작했지만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간 의견차가 여전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 때문에 친이 및 중도파 4인이 절충안에 합의하고, 친박계 2인의 반대의견을 첨부해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로 넘겨 당론결정을 위한 표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권영세·원희룡 의원 등 중진협의체에 참가한 중도파 의원들이 총리실과 9부2처2청 중 기획재정부 등 핵심경제부처를 제외한 몇개 부처이전안에 찬성하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부처이전이 포함된 절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날 오전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운찬 총리는 “가급적 법률안이 조속히 국회에 제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측 인사들은 “지금 6인중진협의체가 논의를 진행중인데, (정부측이)법안 제출은 당과 협의해서 하겠다고 하고선 왜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총리를 비롯한 정부측 인사들은 “지난주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을 더 이상 미루기는 곤란하다”며 “정부측 법안이 국회 제출 후 20일 숙성기간을 거쳐 상임위에 상정되는 일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번주안에는 법안을 제출해야 4월 국회에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에 친박 허태열 최고위원은 “법안의 국회 제출시기를 당과 협의한다고 해놓고 먼저 제출하는 것은 중진협의체의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정몽준 대표는 “세종시는 중진협의체에서 하나의 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인 만큼 되도록 신중히 얘기해야 한다”며 일각의 ‘중진협의체 무망론’을 경계했다. 고위당정협의회는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야권과 천주교 일각의 문제제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정 총리는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4대강 사업이 친환경적이고 친생태계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4대강에 대해 생태계, 환경 등에 대한 여러 우려들이 나오고, ‘왜 서두르느냐’는 비판이 있는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 설명을 하실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김세동·신보영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