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피살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전체 성폭력 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혜진·예슬양 사건, 조두순 사건 등을 계기로 경찰이 아동성폭력범 관리에 집중하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 성폭력범 관리는 소홀히 한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부산 여중생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김길태(33)는 성인 성폭력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그동안 경찰의 성폭력범 관리는 ‘눈가리고 아웅식’ 대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9일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은 지난 2005년 738건에서 2006년 980건, 2007년 1081건, 2008년 1220건으로 매년 급증하다 2009년 1017건으로 소폭 줄었다. 아동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신상열람제, 경찰의 1대1 전담관리 등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체 성폭력사건은 2005년 1만3446건, 2006년 1만5326건, 2007년 1만5325건, 2008년 1만7178건, 2009년 1만8351건 등으로 매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동성폭력범과 달리 성인 대상 성폭력범은 일단 형을 마치고 나오면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동을 제외하고 13~20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은 2007년 4379건, 2008년 5119건, 2009년 5765건 등으로 크게 늘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용의자 김길태는 과거 두 차례나 성범죄를 저질러 우범(虞犯)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철저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상습성범죄자 신상정보공개 제도나 전자발찌제 역시 김길태는 제도 시행 이전의 범죄자여서 비껴갔다. 경찰도 우범자 관리 매뉴얼에 따라 첩보 수집을 하고 있지만 그 대상을 ‘3회 이상 금고형 이상 실형을 받고 출소한 자’로 국한하고 있어, 김길태는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