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미혼모 10명 중 6명은 아이의 입양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입양을 결정한 미혼모들은 양육하기로 한 미혼모에 비해 슬픔과 후회하는 감정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4일 지난해 전국의 미혼모 571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양육 미혼모의 삶과 자립 지원 방안’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논문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제60차 여성정책포럼’에서 발표된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현재 자녀를 출산했거나 임신 중인 미혼모의 59.1%가 입양을 원한다고 답했다. 양육을 계획하고 있는 미혼모는 29.5%에 불과했으며, 양육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은 11.4%였다.

미혼모들이 입양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가 34.4%로 가장 많았다. ‘아기의 장래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29.8%, ‘부모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어려서(9.8%)’, ‘나의 장래를 위해서(7.4%)’, ‘가족들의 권유로(7.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양육을 선택한 미혼모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내 아기는 내가 키워야 하므로’라는 응답이 40.8%로 가장 많았다. ‘아기를 사랑해서’라는 응답은 33.0%, ‘입양하면 죄를 짓는 것 같아서’라는 응답은 13.6%였다.

자녀의 양육 여부 결정은 미혼모의 심리와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모의 심리적 상태를 1점(전혀 아니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의 4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 입양을 결정한 미혼모들은 평균적으로 슬프고(3.39), 후회스러우며(2.88), 절망스럽고(2.51), 화가 나는(2.46) 등 부정적인 심리 상태를 보였다. 편하거나 홀가분하다고 느끼는 정도는 1.7점에 불과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