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논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의 설 특집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지지도 1위는 여전히 박 전 대표(16.8%)였고 2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3.0%)를 월등히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세종시 논란 이전의 19.5%보다 2.7%포인트 떨어졌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맞서 원안 고수를 주장해왔다.

문화일보는 이번 조사에서 ‘현재 차기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은 뒤 ‘세종시 논란 전에는 누구를 지지했느냐’고 곧바로 확인했다. 세종시 논란이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이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지지층 25%가량이 세종시 논란에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세종시 논란 이후에도 계속해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4.6%였고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른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비율은 22.9%였다.

박 전 대표는 대신 세종시 논란 이전 무응답층이나 여타 후보의 지지이탈층을 일부 흡수했으나 지지 응답자 규모는 14%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박 전 대표 지지 이탈층은 서울에서 두드러졌으며 대구·경북, 부산·경남, 경기 등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세종시 논란 이전 서울에서 박 전 대표 지지율은 18.1%였지만 현재는 10.4%였다. 대구·경북, 부산·경남의 지지율은 현재 27.3%, 20.0%로 세종시 논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당초 대전·충청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세종시 논란을 거치면서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화일보 설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20.7%에서 14.5%로 줄어들었다. 대신 이 지역에서는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비율이 71.7%에서 78.9%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나라당 지지층 중 박 전 대표 지지율은 세종시 논란 이전 27.2%였지만 현재는 22.0%로 줄어들었다. 반면 정 대표의 경우는 세종시 논란 이전 5.4%였지만 현재는 7.1%로 당내 지지율이 높아졌다.

세종시 논란 전후의 지지후보 변화 추이는 실제 지난해 9월30일 문화일보의 추석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당시 1위 박 전 대표 지지율은 19.1%였고 2위 정 대표는 3.2%였다.

문화일보는 설 여론조사에서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에게 직접 지지후보를 말하도록 했다. 후보군을 나열하고 선택하도록 하지 않은 것은 아직 대통령 선거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현재 상황에서 여론지지 충성도가 높은 후보군을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최형두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