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여론조사결과 응답자들의 상당수가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의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찬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특집 여론조사에서 ‘정부기관 9부2처2청을 연기군과 공주군으로 이전하는 세종시 원안과 정부기관 이전 대신 기업 및 첨단 과학시설이 들어서도록 하는 세종시 수정안의 차이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0.9%(409명)는 ‘모른다’(‘전혀 모른다’ 8.5% + ‘별로 잘 모른다’ 32.4%)고 스스로 평가했다. ‘안다’(‘매우 잘 안다’ 12.0% +‘어느 정도 알고 있다’ 46.0%)는 응답자는 58.0%였다.

그러나 ‘모른다’고 응답한 409명 중 40.3%(163명)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다. 또 ‘모른다’고 응답한 409명 중 43.4%(177명)는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안 대 수정안’ 찬성 비율이 뚜렷한 경향이나 객관적 근거없이 들쭉날쭉하고 있는 상황을 되풀이하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내용을 잘 모르면서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비율이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상황이 다람쥐 쳇바퀴 논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보면 ‘세종시 수정안 찬성론’의 경우 ‘안다’(49.1%)는 인지층과 ‘모른다’(43.4%)는 비인지층이 절반 정도씩 뒤섞여 있다. 역시 ‘수정안 반대론’ 가운데도 인지층(46.4%)과 비인지층(40.3%)의 혼재현상이 나타났다. 인지층의 소신응답은 비인지층보다 여러 설문 문항에서 비교적 또렷하게 나타났다.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1월11일)되기 전부터 원안에 반대했다는 소신층의 경우 수정안과의 차이점을 ‘안다’는 인지층(58.0%)은 평균을 기록했다.

원안과 수정안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응답층은 연령별 분포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모른다’는 응답은 20대(64.9%)가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43.7%), 40대(38.4%), 50대(29.7%), 60대 이상(25.9%) 순으로 줄어들었다.

‘모른다’는 응답은 수정안 반대입장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층에서도 42.5%로 평균을 약간 상회했다. 반면, ‘안다’는 답변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높아져 20대(35.1%), 30대(53.3%), 40대(61.6%), 50대(69.4%), 60대 이상(72.2%)의 순서를 기록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