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미국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소련 침공군에 맞서는 아프가니스탄 반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비밀 지원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한 찰리 윌슨 전 의원이 10일 지병인 심장 질환으로 숨졌다. 76세.

텍사스주 출신인 그는 철저한 반공주의자로서 하원 세출위원회 위원 자리를 활용, 수십억달러를 미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무자헤딘 반군들에게 비밀지원해 스팅어 미사일 등 첨단무기를 사도록 도왔고, 이는 2007년 톰 행크스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찰리 윌슨의 전쟁’으로 영화화됐다. 그는 그러나 1973년부터 1996년까지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음주벽과 여성편력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 ‘탕아 찰리’로 불렸고, 마약 복용 혐의로 조사받은 이력도 있다. 그는 국방분야에선 매파였으나 사회적 문제들에선 자신의 선거구의 보수성향과 달리 진보적 투표를 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오베이 하원 세출위원장은 추도 성명에서 “그는 열심히 일한 용기와 신념의 사나이, 자신의 조국을 사랑한 사나이, 그리고 인생을 철저하게 살아본 사나이였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