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손기정 선생의 정신을 살려 대한민국 마라톤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찾기 위해 후계자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손기정기념재단의 김성태(53·한나라당·서울 강서 을) 이사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올해 대한민국이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손기정 선생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평생 노동판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운동가였다.

손기정 선생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육상계에 몸담은 적도 없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 근로자로 해외에 나가있을 당시 현지에서 일본인 기술자가 ‘기테이 손’이 누구냐고 묻더라. 나중에 보니 기테이 손이 손기정 선생의 일본식 이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이사장은 당시 일본인 기술자와 손기정 선생의 국적에 대해 논쟁을 벌였고 그 후로 손기정 선생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기념재단은 올해 평화마라톤, 평화음악회, 기념관건립 등 다양한 손기정 선생 추모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가슴에 태극기를 새긴 손기정 선생 동상을 베를린 올림픽 광장에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은 지난 2007년 동상을 제작했지만 부지확보와 설치에 드는 비용 3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는 “손 선생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기상을 전세계에 알린 민족영웅이지만 우리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고 지적했다.

이화종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