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충청권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차기 지방선거에서 위기감을 느낀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는가 하면 세종시 이슈 무관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충남 서북부권의 일부 기초단체장과 단체장 후보군은 오히려 한나라당 입당을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강태봉 충남도의회의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13일 대전시의회 송재용·오영세·곽영교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소속 충남도의원 가운데 3~4명도 조만간 탈당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다급해진 한나라당은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이완구 전 지사에게 ‘SOS’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훈규 한나라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최근 “지사 재직 시절 업적으로 보나 지역민의 지지도로 보나 이완구 전 지사만한 사람이 없다”며 이 전 지사의 출마를 요청했다. 정우택 충북지사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정 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세종시 원안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사실상 불출마 의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반면 무소속인 민종기 당진군수와 박기청 전 예산부군수는 15일 충남 천안에서 정몽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인 한나라당 중앙당의 국정보고대회에 참석해 공식 입당키로 했다. 예산군수 출마를 선언한 박 부군수는 “부군수로 2년간 재직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의 국비 지원 활동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여당을 선택했다”고 이회창 선진당 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자유선진당과 차기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민주당의 충청권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