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남에게 이기려면 처음에는 파격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아랍에미리트 수주 때도) 내가 6개월 이상 더 단축하라고 했다. 비슷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제2건설소와 3~4호기 원전 공사 현장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신고리 3호기의 공사기간을 설명하는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현장방문은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경제현장에서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 특히 올해 들어 첫 현장방문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원전 건설현장에서 주재한 것은 지난해 말 사창 첫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수출 이후 원전수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원전수주 성공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띄우면서 정책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이날 방문한 신고리 제2건설소는 UAE에서 건설될 원전과 같은 모형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현장 방명록에 ‘한국원전 세계화에 모두 함께 합시다’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지식경제부로 부터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을 보고받고 향후 예상되는 세계 원전시장 수요에 대응해 원자력분야를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의 원전 수출전략과 관련 “원전은 기본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전문기술 양성을 하고 단기적으로 퇴직인력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다양한 원전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우라늄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급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원전연료는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에서 원전 수주와 관련해 “이번 기회에 국민적 지지도 있고 할 때 원천기술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 원전을 보라, 만들 기회를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너희는 해외 나가 본 적도 없고 원천기술이 없지 않냐’고 하더라. 그런 것들이 한계였다”면서“중국이 (원전)100기 만든다는데 우리가 최소한 10기라도 만들어야 도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방승배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