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는 세종시 수정대안 발표(11일) 된 이후에도 수정 찬성 여론이 소폭상승에 그치는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과 관련, “적어도 설은 지나야 제대로 된 여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장기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3일 “세종시 대안이 발표됐지만 그 내용에 대한 이해가 일반에까지 미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며 “세종시 수정안은 명품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대단히 잘 만든 대안이기 때문에 여론이 우호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권택기 전략위원장도 “최소한 이번주말~내주초 이후에 형성되는 여론을 봐야 한다”며 “여론이 좋은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현재까지 나온 신문사·방송사 여론조사는 세종시 대안이 발표된 당일 오후나 하루 지난 12일 실시된 결과여서 국민이나 충청도민의 세종시 수정대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인지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수정대안의 내용이 여러 차례 충청지역 신문사·방송사 토론회, 설명회 등을 거쳐 밑바닥 정서에까지 전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적어도 설연휴인 2월13∼15일은 지난 다음에야 어느 정도 여론추이가 정리될 것이란 게 여당 지도부의 생각이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진수희 의원은 “충청도 사람들이 원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현재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이 연일 충청도에서 장외집회를 하고 강경하게 선동하고 있어 수정안 반대 목소리만 들리는 상황이라 수정안에 찬성해도 의견내기가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들을 감안하면 이 정도면 조금씩 여론에 변화가 있는 것”이라며 “수정안 내용이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장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일반 국민여론도 상당히 낮게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은 세종시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데다 지역정치인들이 세종시로 인한 역차별론, 소외론 등을 선동하고 있는 상황에 영향받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래서 세종시 수정대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찬성여론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법안처리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