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앞두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한국 마라톤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지난 3일 마라톤 기술위원장으로 취임한 황영조(39)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합동훈련 방안을 들고 나왔지만 일부 실업팀의 반발과 준비부족으로 ‘반쪽 훈련’ 우려를 낳고 있다.

마라톤 대표팀은 오는 12월7일부터 5개월간의 합동훈련에 들어간다. 강릉 체력훈련을 시작으로 제주도와 서울을 거치는 대장정. 황 위원장이 “현재 마라톤 선수들이 대회 직전 대표팀에 잠깐 합류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며 마련한 ‘특단의 대책’이다. 그러나 일부 실업팀은 합동훈련에 반발,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 실업팀 감독은 “잘 못하는 선수들을 모아 놓으면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이상한 발상”이라며 “마라톤 선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대표팀에서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합동훈련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실업팀 감독도 “한국 마라톤 팀은 팀당 2~3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력선수 1~2명이 빠지면 팀 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대한육상경기 연맹에서는 반발하는 팀 소속 선수들은 합동훈련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훈련에서 빠진 선수는 대표팀에서도 제외된다. 그러나 제외 선수 중에는 대표팀 간판급 선수가 포함돼 있어 합동훈련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대표팀 훈련준비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마라톤 강화위원회는 합동훈련을 불과 일주일 앞둔 30일 오전에야 대표팀 명단과 코칭스태프 인선을 확정한다. 아직 일선 팀에는 대표팀 구성과 운영에 대한 어떤 통보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 한 실업팀 감독은 “이미 내년 1년간의 연간 계획이 모두 나온 상태인데 대표팀이 훈련 며칠 전에 통보를 해주면 혼란이 불 보듯 뻔하다”며 연맹의 행정을 비판했다.

이화종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