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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초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및 복수노조 제도 시행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착륙 방안’을 찾고 있다.

전임자 임금지급금지를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먼저 시행하고 중소기업은 몇년간 유예를 하는 등 단계적 시행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제도도입 자체에 반발하면서 12월 중 총파업에 들어갈 태세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로 일시적 진통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법으로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권화한 전임자의 비리, 부패, 무분별한 정치행위 개입 등에 대한 조합원들의 피로감도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들어 KT, 쌍용차 등 대규모 사업장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서 탈퇴했다. 지난 9월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선거에서도 중도노선 후보가 당선됐다. 이처럼 노동 현장에서부터 불고 있는 온건·합리화 바람을 타고 이번에는 반드시 비합리적인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관행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 경영계의 인식이다.

경영계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반대하는 데는 전임자 임금 지급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되는 노조 전임자 수가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에 전임자 1인이 담당했던 조합원 수는 219명이 있으나 지난해에는 1인당 149.2명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초 글로벌 경제위기 한파 속에서 차 생산 물량이 줄어 생산현장 근로자들은 잔업과 특근수당을 받지 못했지만 노조 전임자들은 수당을 그대로 받았다. 단체협약에서 전임자에게 월 135시간에 해당하는 연장근무 수당을 지급하도록 명시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파업한 75개 기업 중 협상 타결 후 임금을 보전해 준 곳은 한 군데도 없었지만 노조 전임자에게는 임금이 여전히 지급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편 노동부는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따른 노조 재정 확충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근로시간 면제(Time-off)’제도에 대해서는 경영계와 노조가 모두 반대하고 있다. 노조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하는 ‘근로시간 면제’제도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급전임자 축소에 연동해 노조전임자 기금을 적립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가 전임자수를 줄일 때마다 그 축소분에 대해 회사가 일정액의 기금을 출연하는 방식이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조가 스스로 노조기금을 적립하고 재정지출을 합리화하면서 재정자립을 모색할 수 있는 수익사업 다변화노력을 실시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