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 대통령 선거 1주년을 맞아 정책 지지도가 하락하고, 선거에 참패하는 등 심각한 시련을 맞고 있다. 3일 마감된 미국의 뉴저지주와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는 규모면에서는 아주 보잘것없지만 선거 후유증은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의미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반면, 공화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봤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미 언론은 이번 선거가 미 정치에 가져올 충격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오바마는 정책 중심으로 행보 전환 =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으로 달려가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책 행보로 전환했다고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바로 다음날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을 만나 교육개혁을 역설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마음의 부담을 모두 지우지는 못한 듯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전 자신의 선거를 회고하며 “선거란 희망의 날”이라면서 “1년 전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통해 변화를 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맞닥뜨리고있는 도전과제를 알기에 선거결과에 냉정했다”고도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당선을 생각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진 셈이다. 애써 이번 선거결과를 잊고 싶은 것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선거를 지역선거로 규정하며 신임투표로 연결지으려는 공화당의 공세를 적극 방어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대통령과는 연관 없는 매우 지역적인 문제를 가지고 투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친구이자 현역 뉴저지 주지사인 존 코자인 민주당 후보의 패배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개된 라스무센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경기부양에 도움된다는 응답자가 33%, 의보개혁에 대한 지지율은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낮아지고 있다.

◆ 자신감 얻은 공화당… 2010년 중간선거 조기 과열될 듯 = 마이클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CBS 방송의 ‘디 얼리 쇼(The Early Show)’에 나와 공화당이 지난해 선거 패배 이후 다시 목소리를 찾았다며 공화당의 재기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은 그동안 안주해왔던 민주당과 현역 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준 선거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선거 분위기를 선점하려는 공화당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선거 분위기의 조기과열이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