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무원노조의 불법사례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3일 공무원노조가 각종 행사 때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하는 공문을 각급 기관에 보냈다고 밝혔다. 민중의례는 노동운동권 등이 행하고 있는 의식으로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지 않고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는 것이다.

행안부는 공무원이 민중가요를 부르고 대정부 투쟁의식을 고취하는 행위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 신분인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해 국가공무원법 제63조와 지방공무원법 제55조의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각급 기관이 전 직원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고 민중의례를 실시하는 경우 관련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엄중 조치토록 했다.

행안부는 특히 오는 12월 출범하는 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합노조) 위원장으로 단독 출마한 양성윤(45·서울 양천구청 7급)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전 서울본부장이 지난 7월 시국선언대회에 참가해 서울시의 징계 대상자란 점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가 양 전 본부장에 대해 손영태(42·안양시 동안구청 7급)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위원장처럼 파면조치될 경우 통합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되더라도 자격이 없어 통합노조 적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 행안부는 지난 20일 전공노에 대해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키로 한 데 이어 21일에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의 복무규정과 보수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경기도도 22일 정부의 엄단방침에도 불구, 지난 7월 시국선언대회에 참가한 손영태 전공노위원장에 대해 파면 조치해 정부의 엄중대응 방침에 동참했다.

행안부는 전공노가 불법단체로 규정됨에 따라 과거 전공노와 맺은 단체협약을 무효화하는 한편 최근 14개 시도 본부에 125개 지부가 있는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하고 노조 전임자를 업무에 복귀토록 할 것을 해당 지자체에 지시했다. 또 조합비 및 후원회비를 급여에서 원천징수하는 것을 금지토록 했다. 행안부는 노동부가 오는 11월9일까지 민공노 소속 간부 2명에 대한 노조사퇴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전공노처럼 불법단체로 규정키로 했다.

한편 전공노는 노동부가 노조설립신고 취소통보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에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23일 밝혔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