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비정규직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7일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7월1일 발효된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공방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처음으로 마주앉아 정부의 ‘100만 실업 대란설’과 비정규직 대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노동부가 지난해 5월 종업원 100명 이상 1456개 사업장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내용을 공개하며 “당시 기업체의 61.3%가 비정규직을 ‘고용 종료’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중복응답이 가능한 3개의 개별 항목을 합산해 수치를 키운 왜곡”이라고 밝혔다.

노동부가 당시 여론조사에서 ‘비정규직 업무를 파견업무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16.4%)’, ‘다른 기간제 근로자로 대체(26.4%)’, 업무자동화 등으로 기간제 감축 계획 있다(18.3%)의 수치를 단순 합산해 비정규직의 고용종료가 61.3%라고 발표, ‘100만 해고 대란설’의 주요 근거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원 의원은 또 “해당공무원의 징계도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5년 노동부의 비정규직 통계 오류로 인해 노동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실무 담당자들이 사실상 징계된 적이 있다”며 “전직 장관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퇴임했다고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담당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윤 의원도 “실업대란설을 유포한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법과 관련된 야당의 공세에 대해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은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은 여전하다”며 반론을 폈다.

조 의원은 “실업자 급여나 고용보험의 비자발적 상실자 통계를 보면 예년보다 2~3배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7월은 실업급여 신청이 비교적 적은 달인데도 올해는 2배 이상 늘었다는 점만 봐도 비정규직 고용불안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와 함께 “지속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아 한나라당 의원은 “비정규직 문제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비정규직의 고용 연장을 인정하는 대신 급여 지원 폭을 넓히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