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6일 보건복지가족부를 대상으로 벌인 국정감사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민주당) 의원의 이름이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거명되면서 한때 국감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검사 출신의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이 지난달 말 검찰의 복지부 압수수색 배경을 추궁하면서 “박지원 의원의 측근이었던 H씨가 대표로 있는 S사가 2007년 전자바우처 사업자 선정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박 의원과 H씨의 실명을 거론하고 정경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비가 시작됐다. 정 의원은 “검찰이 S사를 입찰대행사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며 “이 회사의 대표가 박 지원 의원의 전비서였는데 알고 있었냐”는 등 전재희 복지부 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마치 야당 의원이 부처 장관을 몰아붙이는 모양새였다.

정 의원의 “지난 2007년 카드사 선정 당시 복지부 내에서는 모 사가 1등인데 결과가 뒤집혔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이 회사 대표가 박 의원의 전 비서였다면 국민들이 정경유착이라고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이에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검찰에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고, 언론에도 나오지 않은 내용을 면책 특권 뒤에 숨어 동료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이 아니라면 책임져야 한다. 단지 한 의원의 보좌관이었다고 해서 그렇게 물고 늘어진다면 정치공세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국감을 많이 해왔지만 여당의원이 장관과 검찰을 상대로 수사중인 사안을 말하는 것은 처음 본다. 박 의원에게 확인결과 2000년에 수행비서 1년6개월 근무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아무 관계도 없다”면서 정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나서 “문제제기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 의원을 감쌌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