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이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면담때 양자 및 다자대화 복귀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단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이후 지속되던 강대 강 대치국면이 대화쪽으로 전환될 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양자 및 다자대화 복귀’로만 되어 있어 기존의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핵보유국의 자격으로 미국 등과 군축 회담을 하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북한은 불과 보름전인 지난 3일 유엔 안보리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6자회담 불참 및 플루토늄 무기화, 우라늄 실험농축시험 마무리단계진입 등을 밝힌 바 있어 김 위원장의 대화의지 표명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다자대화문제는 일차적으로 이번주 뉴욕에서 열리는 6자회담 참여 5개국 정상 및 외교장관들간의 회동때 논의된 뒤 일차적으로 10월 하순쯤으로 예정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을 전후해 구체화할 전망이다.

한·미·일·중·러 등 6자회담 참여 5개국은 기존의 6자회담 틀에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6자회담때의 합의문도 상당부분 유용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당국자는 21일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인해 2·13합의는 휴지조각이 됐지만, 북핵폐기의 전체구상을 담은 9·19공동성명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회담이 재개되면 9·19공동성명에 기반해 비핵화 로드맵을 구속력있게 만드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6자에 응하지 않을 경우 포맷 변화가 불가피하고 6자회담 합의는 모두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