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 완전히 뜯어고쳐라.” ‘고교 2학년부터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시험을 연간 두 차례씩 실시해 응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대입 자율화 등 입시정책의 변화,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 등에 따라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전문가 견해들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일 서울 삼청동 평가원 대회의실에서 ‘수능시험의 현안과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정책 포럼을 열고 이 같이 입장을 밝혔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이종승 충남대 교수는 “사고력 중심의 평가방식을 강조했던 수능이 현재는 종전의 학력고사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수능 체제와 교육 현실의 괴리, 방대한 출제인원이 한 장소에 장기간 갇혀있어야 하는 출제 방식의 문제, 기출문제 논란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능 유형을 기초 수학능력검사와 교과목별 학업성취도 검사로 이원화하고 고교 2학년부터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한편 시험을 연간 두 차례씩 실시해 응시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교육과정학회장인 허숙 경인교대 교수는 ‘수능시험과 중등학교 교육과정의 연계성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평가권과 선발권의 분리가 필요하다”면서 “평가권은 고교가, 선발권은 대학이 가짐으로써 고교에서 학교 공부에 충실하지 않으면 대학가기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주제발표자로 나선 전 한국교육개발원장 이종재 서울대 교수는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에 따른 언어·수리·외국어 중심의 ‘기초 수학능력시험’과 성취 기준과 연계한 사고력 중심의 ‘표준화 기초학력시험’으로 시험을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