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동안 방북을 불허해왔던 입장을 바꿔 미국 국무부 고위관료들을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 방북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워싱턴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이달 초순을 전후해 국무부 관리들에 대한 초청의사를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측에 여러 차례 방문 의사를 타진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방북을 불허한 가운데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수위가 높아지자 최근 들어 미국과의 적극적인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에 대한 초청도 이같은 유화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측 초청에 따라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기본적으로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핵 개발 포기 의지를 천명하고, 6자 회담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북·미 양자간 직접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역내 주변국들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직접 대화채널을 만들겠다는 북한측 전략에 빠져들지 않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6자 회담 참가국들인 한국, 중국, 일본과 보조를 맞추면서 제재와 대화의 균형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는 9월초 보즈워스 대표의 한국·중국·일본 순방 때 논의될 예정”이라며 “한·중·일 협의가 어떤 식으로 결정날지도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여부를 말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