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세계 15억 이슬람권의 성월(聖月)이자 단식월인 라마단이 논란 끝에 시작됐다. 무슬림들은 향후 30일간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금식을 비롯한 금욕생활을 하게 된다.

정신과 육체의 깨끗함을 통해 주변을 돌아보고 신앙을 더욱 단단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낮 동안의 금식으로 인해 늦은 밤에 폭식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비만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 라마단 시작 놓고 혼선 = 이슬람력의 9번째 달인 라마단은 올해 당초 21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등 대부분 이슬람 국가들은 22일부터 라마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마단의 시작일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는 새로운 달의 시작을 알리는 초승달의 관측 여부로 라마단 시작일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UAE 라마단 초승달 관측위원회는 라마단의 시작을 알리는 새 초승달이 육안으로 관측됐는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일 오후 늦게 회의를 소집해서 라마단 시작일을 22일로 최종 확정했다.

전통적으로 라마단은 각국의 권위 있는 법률 전문가나 성직자가 라마단 시작일 전날 황혼 때 초승달을 육안으로 관측했다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발급해야 비로소 다음날부터 시작된다. 이 때문에 라마단 시작일은 나라마다 1~2일 정도 차이가 난다. 두바이 천문학클럽의 하산 알 하리리 대표는 “천문학자들은 지난 20일 새로운 초승달이 관측됐다고 말할 수 있지만 라마단 시작일을 판단하는 것은 관측위원회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 음식, 오락 등 일절 금지 =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은 일출 때부터 일몰 때까지 물을 포함한 일체의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음악이나 성관계도 금지된다. 금욕적 단식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이슬람 5대 의무 중 하나다. 무슬림은 라마단을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

어린이, 군인, 여행자, 임산부, 병자의 경우 금식에서 제외되나 이들은 라마단에 참여하지 못했던 기간만큼 나중에 보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여아는 7세, 남아는 8세부터 라마단에 참가한다. 라마단이 끝난 다음날부터 ‘이드알피트르’라는 축제가 3일간 열려 맛있는 음식과 선물을 주고받는다.

◆ 폭식 등 부작용도 커 = 낮 시간 동안 금식을 하다보니 라마단 기간에는 밤에 기름진 음식 등으로 폭식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친구나 친척, 이웃을 초대해 접대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음식 소비량이 30% 이상 증가한다. 이 때문에 비만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