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뿔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책상머리가 가장 큰 전봇대”라며 공무원들의 현장행정을 강조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현장을 점검하지 않는 시 간부들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등 공무원 기강잡기에 나섰다.

오 시장은 29일 오전 10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 숲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북서울 꿈의 숲은 강북지역 전체 주민들이 휴식을 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되도록 당초 디자인 된 컨셉트가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또 오 시장은 인공연못 월영지 공사현장을 둘러보면서 “바위 등 자연지형과 주변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하라”고 꼼꼼하게 지시했다.

오 시장은 이에 앞서 28일 간부회의에서 현장 방문과 시민 눈높이 정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공무원들의 탁상행정 관행을 질타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한결같이 조직에 심으려던 것은 시민고객의 마음 읽기다”며 “하지만 주로 건설업무 부서에서 설계대로만 완성품을 만들려는 단순한 생각이 팽배해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강 현장에 가보니 여러가지 부적합한 점이 나타났는데 시민에게 풀 서비스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챙기기 바란다”며 “자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니 현장에서도 이런 뜻이 반영되도록 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27일에는 8월 개장하는 광화문광장 현장에 가 장애인 편의 시설을 직접 점검했다.

오 시장은 지난 23일과 25일 장시간동안 난지·여의도·뚝섬지구 한강 특화지구 공사현장을 돌아보며 “시민의 입장과 눈높이로 현장을 바라보면 어디가 불편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며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치를 지시했다. 그는 “생태습지 체험공간이 난지지구와 암사지구에 있어서 도심지의 시민 접근이 쉽지 않다”며 “유속이 빠르지 않은 지역을 찾아 시민들이 생태습지를 충분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25일 한남대교 남단에 위치한 한강 전망대 ‘카페 레인보우’를 찾아 “특화지구에 시민들이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그늘막을 충분히 설치하고 교량별 전망카페와 대중교통수단의 연계 등 접근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문화일보 7월22일자 13면 참조) 이같은 오 시장의 행보는 지방선거를 1년도 안 남겨둔 상황에서 시 공무원들의 기강이 해이로 각종 현안사업 추진이 느슨해 질 것을 우려해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