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노조와 대치 중인 경찰이 27일 도장2공장 점거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하기 위한 모의 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노조는 ‘인화물질 방어벽’을 강화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이 공장 안에서 강제 해산 연습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밤에만 농성 조합원 6명이 추가로 농성장을 빠져나오는 등 긴장 고조로 인한 이탈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5일 4명, 26일 4명에 이어 27일 6명이 추가로 이탈하면서 지난 20일 이후 농성 이탈자는 총 26명이 됐다.

경찰의 연습은 27일 오후 6시40분쯤 헬기 2대가 도장2공장 상공에 도착하는 것을 신호로 시작됐다. 10여개 중대 10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도장공장 쪽으로 포위망을 좁히며 접근했다.

이들은 노조가 설치해 놓은 바리케이드 등 장애물을 굴삭기를 이용해 일부 치워가며 일시에 공장 벽에서 10~20ｍ 거리까지 다가갔다.

노조 측은 이날 경찰의 모의 훈련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확성기를 통해 “경찰의 진입 단계에 따라 새총-경유-화염병-삼지창·표창-죽창 등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28일로 68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 노조는 도장공장 진입로 7곳 중 2곳을 제외한 5곳을 용접해 봉쇄하고 경찰의 강제 해산 작전이 시작되면 연쇄적으로 불을 지르는 작전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점거농성에서 이탈한 한 노조원은 경찰 조사에서 “도장공장 남쪽과 북쪽에 각각 한 곳씩 남은 진입로에는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20만ℓ에 달하는 인화물질로 방어막이 설치돼 있다”고 전해 경찰을 긴장케 했다.

평택 = 김형운기자 hw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