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반면 한국 자동차업체는 노사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정부의 세제지원 및 환율상승 효과 등으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가 이같은 조건이 사라지는 내년 이후 호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GM, 폭스바겐, 피아트 등 경쟁 자동차업체들이 플랫폼(차대) 공유, 인원삭감,비용절감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반면, 낮은 생산성과 고비용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대·기아차는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 등으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결과 현대차의 1인당 연간 생산대수는 2003년 32.0대에서 2004년 31.5대, 2005년 31.1대, 2006년 29.6대 등 매년 감소했다. 반면 직원 평균 연봉은 2003년 4700만원에서 2006년 5700만원으로 1000만원이 늘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현대·기아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8만7709원 인상, 사실상의 임금인상 요구로 평가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일본 차업계의 6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GM·폭스바겐·피아트 등도 비용절감 등을 통해 신흥시장에서 기세를 높이고 있다”며 “한국 자동차업계의 경우 올해 가격경쟁력에 거품이 낀 경쟁업체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내년 이후에는 지금과 같은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