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음식 반입이 끊기고 부상 치료도 못 받는 등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점거농성자들이 극한 상황으로 몰리면서 이탈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24일 경찰과 쌍용차 측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장 내부로의 경찰 병력 전진 배치와 회사측 사원들의 출근 재개 후 노조가 점거농성 중인 도장공장을 이탈한 노조원은 9명. 점거농성이 시작된 이후로는 총 43명이 이탈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파악된 이탈자 수는 도장공장을 이탈해 경찰의 포위망에 감지된 인원들에 불과하다”며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온 이탈자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자 대부분은 경찰과 회사측의 봉쇄 작전으로 상황이 열악해지고 강제해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스스로 농성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노조원은 23일 오후 도장공장 내부에서 사고를 당해 팔에 골절상을 입고 노조측의 요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다른 노조원은 모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농성장을 떠났다.

농성에서 이탈한 노조원들은 즉시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 폭력 등 중대한 불법 행위 사실이 드러나지 않으면 ‘다시 점거농성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귀가 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옥쇄 농성’을 선언했지만, 점거농성장인 도장공장 내부 상황은 갈수록 처참한 지경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근 쌍용차 노조 기획부장은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식량 반입 차단으로 인한 피해뿐 아니라 물과 가스 차단으로 인한 피해는 더 심각하다”며 “크고 작은 부상으로 100여 명의 노조원이 시급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지만 피부가 찢어져도 빨간약(머큐로크롬) 바르고 누워서 쉬는 게 고작”이라고 전했다.

평택 =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