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동조합이 1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탈퇴 여부를 결정짓는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KT 노조와 민노총이 서로 날선 ‘성명 공방’을 펼치고 있다.

민노총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KT 사측이 노조의 찬반투표에 개입하면 불매운동은 물론이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KT는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을 중단하고 조합원의 민주적 선택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KT 노조는 이에 대해 성명을 발표, “지난 15년 동안 함께한 동지에 대해 탈퇴 건을 이유로 ‘자주적 단결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막장회견’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경악스럽다”며 민노총의 발표에 대한 섭섭함을 표현했다.

또 민노총이 제기한 지난 2008년 KT 노조위원장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 KT 노조는 낙선한 후보측이 제기한 ‘선거효력 정지 및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 건은 이미 4월6일 기각된 데다, 항고 역시 지난 7일 자진 취하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KT 노조는 “민노총이 마치 KT 노조의 선거 과정이 사측의 지배 개입으로 얼룩져 있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는데, 민노총 위원장 선거를 둘러싼 대의원대회 폭력 사태나 지난 2월의 모 지역본부 부정선거 의혹 등을 비춰볼 때 민노총이야말로 선거부정 의혹의 당사자이자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이어 “민노총이 마치 KT 노조 선거에 무슨 부정이라도 있는 것처럼 거론하는 것은 KT 노조의 자주성과 합법성을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악의적 비방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KT 노조는 “민노총은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KT 노조 3만여 조합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음해와 왜곡, 명예훼손 행위를 반복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