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완수(오른쪽) 창원시장이 지난 5월 헬멧을 쓰지 않은 채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를 타고 창원시 상남동의 자전거 도로를 둘러보고 있다. 창원시청 제공

‘자전거특별시’ 경남 창원에서 헬멧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매일 자전거로 출근하는 박완수 시장조차 헬멧을 쓰지 않는다. 16일 창원을 방문한 강희락 경찰청장도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 창원중부경찰서 신월지구대 자전거순찰대와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헬멧을 쓰지 않고 도로를 누볐다.

시민들이 안전장구 착용없이 자전거를 타다보니 창원에서 4주 이상 진단을 받은 자전거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17일 창원지역 자전거 사고 보험료를 지급하고 있는 L보험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창원에서 자전거 사고로 4주 이상 진단을 받은 시민은 40명으로 총 228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자전거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121건이 발생, 7660만원이 지급됐다.

창원시 공영자전거인 ‘누비자’ 회원은 2008년 10월 개통된 이후 꾸준히 늘어나 15일 현재 2만2365명이다. 1일 이용회수는 지난 1일 9179회에서 10일 1만237회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누비자 이용률은 하루하루 크게 증가하고 있다. 회원이면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내 곳곳에 101개 누비자 터미널을 설치해 자전거 1230대를 비치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는 인프라 구축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뿐 안전대책은 뒷전이다. 자전거도로가 설치된 시내 주요도로의 최고 제한속도는 70㎞로 차량과 자전거가 나란히 달리면서 위험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지난 5월17일에는 창원시 동읍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A(71)씨가 우회전하던 버스에 받혀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헬멧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시자전거문화센터 관계자는 “사고가 나면 머리가 가장 먼저 바닥에 부딪히기 때문에 최소한 헬멧은 쓰고 타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자전거가 활성화 되고 있는 만큼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창원 = 박영수기자 buntle@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강희락(왼쪽) 경찰청장이 지난 16일 경남 창원시 중부경찰서 신월지구대 자전거 순찰대원들과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창원 = 박영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