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회에서 미스 피지 우승자 자리를 빼앗겼다 다시 재선정된 만시카 프리사드(오른쪽)과 잠시 우승자로 번복됐던 나딘 로버츠. 미스 유지버스 피지 인스타그램 캡처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피지에서 43년 만에 열린 미인대회 ‘미스 유니버스’가 당선자를 번복했다가 배후 논란 끝에 재번복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주최 측은 대회 이틀 후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준우승자를 우승자로 올렸다가, 새 우승자가 주최 측과 관련된 부동산 회사 대표의 부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스캔들에 휩싸였다. 결국 우승자는 닷새 만에 다시 뒤집혔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피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열린 미스 피지(미스 유니버스 피지) 대회에서 경영대학원생 만시카 프라사드(24)가 우승 왕관을 썼다.

그러나 주최 측은 대회 이틀 만에 성명을 내고 ‘심각한 원칙 위반’이 있었다며 ‘수정된 결과’가 곧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라사드는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월드 대회에 자신이 아니라 준우승자인 나딘 로버츠(30)가 참가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로버츠가 우승자로 올라선 것이다.

로버츠(30)는 모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로, 어머니가 피지인인 호주 시드니 출신이었다.

주최 측은 우승자 선정 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고, 프라사드는 인스타그램에 "대중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며 활동 중단을 발표했다.

로버츠는 주최 측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심사위원들이 반발하며 각종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심사위원 7명 중 한명인 제니퍼 챈은 무대 모습이나 다른 참가자들과의 소통 등을 고려할 때 프라사드가 ‘확실한 우승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료 심사위원들도 이에 동의했고, 그가 7표 중 4표를 얻어 우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최측은 대회를 후원한 부동산 회사 ‘럭스 프로젝트’에도 투표권이 있는 것을 망각했고, 럭스 프로젝트가 로버츠에게 표를 행사해 4대 4 동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투표가 경우 우승자를 결정할 ‘캐스팅 보트’ 권한을 가진 주최측이 로버츠의 손을 들어주며 우승자가 로버츠로 정정됐다는 것이다.

운영비만 수백만 달러가 넘게 드는 ‘미스 피지’행사는 그동안 제대로 된 후원자를 찾지 못해 대회를 열지 못했지만 럭스 프로젝트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1981년 이후 43년 만에 대회가 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로버츠 측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대회 심사위원 멀리사 화이트는 로버츠와 결혼한 사이인 호주 사업가 제이미 매킨타이어가 럭스 프로젝트와 긴밀한 관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매킨타이어 측은 BBC에 "미스 피지 라이선스 회사의 이사나 주주는 아니지만, 관련 회사의 주주이기 때문에 고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심사와 관계있다는 주장은 ‘음모론’이라면서도 "라이선스 소지자에게 조언을 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프라사드는 6일 자신이 미스 유니버스 피지로 재선정됐다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정말 놀라운 여정이었다"며 자신을 "진짜 미스 유니버스 피지 2024"라고 적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