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디도스 사이버테러’를 계기로 북한의 ‘사이버테러’ 수준이 서서히 전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국가정보원이 이번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추정하는 북한군 산하 110호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북한 ‘해커부대’는 인력 규모와 해킹 범위, 해킹 기술, 해외거점 등 4대 부문에서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는 평가가 많다.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이번에 처음 드러난 북한 정예 해커부대 110호 연구소의 실체다. 북한군 총참모부 정찰국 산하 110호 연구소는 1998년 평양 고사포사령부의 컴퓨터 명령체계와 적군 전파교란 등을 연구하던 인민무력부 정찰국 121소(부)를 확대, 개편한 조직으로 알려졌다.

110호 연구소뿐 아니라 국가안전보위부 등까지 포함하면 북한에는 최소 500~600명의 해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국가 차원에서 매년 100여명을 신규로 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소식지 열린북한통신은 최근 “컴퓨터기술대, 모란대, 미림군사대, 압록강대에 해커양성과정이 있고, 대다수 해커들은 금성 제2고등학교 출신”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대남 해킹 범위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도 새삼 확인됐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5년간 인터넷 해킹으로 빼내간 남측 인사 신상정보는 총 16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지난 3~5월에도 국내 주요기관에 침입했고, 7·7 사이버테러 직전에는 한국정보진흥원 등에 대한 모의공격도 시도한 것으로 속속 밝혀졌다. 사실이라면 북한은 제집 드나들 듯이 남측 인터넷을 해킹하고 있었던 셈이다.

북한의 해킹 기술을 얕잡아 볼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원제 홈페이지의 경우 아이디나 비밀번호 해킹, 일반 개인의 경우에는 이번에 확인됐듯이 좀비 개인용 컴퓨터(PC)를 이용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USB 저장장치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또 제3국을 경유하는 지능적인 수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주요 거점지역은 중국·인도 등으로, 국정원은 지난 6월30일 북한인 해커 조직이 국내 일부 전산망에 공격을 감행한 근거지로 중국 선양(瀋陽)을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