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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이르면 7일 워싱턴에서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클린턴과 셀라야의 회동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축출된 셀라야에 대한 지원 의지를 확실하게 하고 싶어 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두 사람의 회동에 앞서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온두라스에서 시위대에 대한 폭력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강력히 비난했다.

켈리 대변인은 “우리는 최근 며칠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보여진 시위대를 향한 폭력행사를 개탄스럽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온두라스 과도정권이 모든 폭력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대화를 통해 이 나라의 심각한 분열을 평화롭게 그리고 헌정을 준수하면서 영속적인 해결을 시도할 것을 촉구한다”며 “가장 긴급한 현안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테구시갈파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두라스 과도정권은 셀라야가 귀국 강행을 시도했다 실패한 5일 테구시갈파 주요 국제공항을 폐쇄했다. 이어 6일 오전부터 모든 항공편들의 운항이 24시간 금지됐다. 이날 테구시갈파 거리는 무장한 경찰과 군인들로 가득 채워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5일 셀라야 지지자들과 군 병력 간 충돌로 시위자 2명이 사망한 후 당국은 경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6일 온두라스 과도정권에 민간인들의 생명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과도정권은 시민들이 위협 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쿠데타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온두라스가 과도 정권 수립에 성공했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적 압박으로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두라스는 세계에서 4번째로 가난한 나라로 국가 예산의 20%를 대외원조와 채무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은 지난주 4억7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원조, 대출을 중단했다.

미국의 온두라스 경제지원 규모는 올해 직접 원조 4300만달러, 국제기구를 통한 1억1400만달러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 자금이 계획대로 지원되지 않을 경우 병원, 도로, 학교 건설 중단은 물론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빈곤층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AP는 전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