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예정됐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개통이 또다시 연기되자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려던 직장인들과 25개역 입점업체는 물론 역세권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던 역주변 상인들이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9호선 개통을 가장 고대했던 시민들은 강서·양천구에서 강남쪽과 그 반대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이들은 그동안 버스를 두 번 갈아타거나 버스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서울 외곽을 빙 둘러 직장을 오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목1동 주민 황모씨는 “직장이 서울교대 주변에 있어 마을버스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야 했고 특히 2호선 노선이 거치는 구간이 많아 9호선 개통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개통 이틀을 앞두고 또다시 연기를 한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그동안 9호선 열차의 좌석폭을 넓히고, 손잡이 높이가 다양하게 하는 등 시민 편의와 안전을 위한 최고의 ‘발’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정작 역무자동화설비 오작동을 이유로 개통을 연기하니 시민들이 어떻게 서울시를 믿겠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당산역 주변에 최근 70여석의 음식점을 낸 최모씨도 9호선 개통 연장소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최씨는 “당산역은 9호선이 개통하면 2호선과 환승역인데다 한강변과도 가까워 유동인구가 예전보다 훨씬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음식점을 냈는데 당분간 9호선 개통 특수를 보지 못하게 됐다”며 씁쓸해 했다. 당산역처럼 9호선 25개 역의 주변 상가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9호선 25개 역내 입주예정 업체들도 개통일이 늦어지자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9호선 25개 역 가운데 24개 역에 점포를 내는 편의점 ‘훼미리마트’는 개점 준비를 다 마친 상태에서 개통일까지 기약없이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12일 개통일에 맞춰 필요 인력을 선발하고, 상품들도 점포에 모두 들여놓은 상태”라며 “사전 통보 없이 9호선 개통 연기소식을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아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