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 개통이 또다시 연기되면서 관계기관의 충분한 사전 점검과 사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와 사업자인 ㈜서울메트로9호선은 5월28일 지하철 9호선의 개통일자를 6월12일로 발표했다가 개통을 이틀 앞두고 이를 연기했다. 앞서 서울시 등은 지난 5월말 개통을 예고했다가 6월12일로 연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등은 서민들의 상당한 불편과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사과 등의 적절한 사후조치는 물론 재방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각종 최신 설비를 자랑하던 9호선 개통이 두차례 연기된 직접적 원인은 운임징수시스템의 결함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서울시와 민간사업자의 책임감 부족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스템 점검 책임을 진 사업자 측은 요금 정산 시스템의 현장 점검을 개통을 불과 5일 앞둔 시점에서 시작했으며 사흘간 점검 결과 곳곳에서 오류가 나타나자 돌연 개통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이날 ‘개통연기 사유가 역무자동화설비장애 때문’이란 내용의 A4용지 2장의 보도자료만 달랑 배포했을 뿐 시민에게 불편을 준 행정 실수에 대해 아무런 문책이나 재발 방지책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문제가 된 역무자동화설비는 일부 교통카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지하철과 버스 환승시 요금이 과다 혹은 과소 부과되는 오류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9호선은 현행 서울시의 대중교통 환승 요금 체계를 적용받고 있는 만큼 9호선 한 곳에서만 문제가 발생해도 서울시 대중교통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