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가 당분간 봉하마을에 머물면서 권양숙 여사 곁을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온 가족이 받았을 충격을 함께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9일 노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권 여사와 건호씨, 정연씨 등 노 전 대통령 가족들은 당분간 봉하마을 사저에 머물며 노 전 대통령 유분이 안치된 봉화산 정토원을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권 여사의 경우 일각에서는 남편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기억 때문에 조만간 사저를 떠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정해지고 노 전 대통령의 유분이 안장될 때까지는 봉하마을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국민들이 뜨거운 추모 열기를 보여준 만큼 노 전 대통령이 계획했던 봉하마을의 생태관광지 사업에 전념하는 등 고인의 유지를 받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 전 대통령이 아들 건호씨 부부와 딸 정연씨 부부도 당분간 권 여사를 도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조성하는 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묘지 조성이 끝나고 권 여사가 안정을 찾은 이후에는 미국의 집으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형집행정지 상태인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도 6월1일까지 봉하마을에 머물며 아내 민미영씨와 함께 동생 가족을 위로하고 마음을 추스른 뒤 구치소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는 2002년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에게 보냈던 망부가 편지가 올라왔다. 권 여사는 편지에서 남편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 안 하겠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하던 당신…(중략)… 30년 당신 곁을 지켜 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라고 다짐하고 있어 더 이상 이 약속을 지킬 수 없는 권 여사의 처지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해 =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