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25 2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공조 움직임이 긴밀하고,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6일 ‘전화회담’을 한 데 이어 오는 6월5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워싱턴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대북제재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6월16일 워싱턴에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역시 북핵문제 해결이 최대 현안인 가운데 전방위적 동맹강화의 정신을 담은 ‘한미동맹 미래비전선언’이 채택될 것으로 전해졌다.

◆‘잘못된 보상’ 배제한 북핵해법 찾기 = 한·미 양국 정상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상응하는 제재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유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이처럼 ‘잘못된 행위에 상응하는 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안 찾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6월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기존의 1718호를 뛰어넘은 초강력 대북제재안이 채택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은 금융거래차단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제재방안을 추가로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재가 효과를 거두려면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함께 설득에 주력한다는 생각이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획득 의지가 거듭 확인되면서 동력이 급속히 떨어진 북핵 6자회담의 향후 운영문제도 중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외교장관회담에는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수행한다. 6자회담의 재개 또는 틀에 변화를 주느냐, 핵심 당사국들의 고위급회담으로 보완하느냐 등의 방안이 집중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핵포기 의향이 가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한 성급하게 대화재개에만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미래비전선언’ 통한 한미동맹 강화 = 6·16 정상회담은 당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문제’라는 최대 현안에다 북핵이라는 안보현안이 비상의제로 추가됐다.

이뿐 아니라 양국이 논의 중인 ‘미래비전 선언’의 경우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방위적이고 심화한 동맹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인 관계 변화가 예상된다.

정치적, 선언적인 가치가 천명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져야 할 의무와 책임 또한 뒤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취지 아래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한국의 비전투병 파병문제 등이 상정될 수 있다.

한편 핵주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장 현안으로 논의되지 않는 대신, 중장기 과제로 이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